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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2022 공식리뷰단] <코코바우 스타트>_ 관람자 박민정
작성자시스템관리자
등록일2022-06-29 11:00:58
공 연 명: 할머니의 호호밴드
관람일시: 2022.6.11.토
. 11:00
관람장소
: 코코극장
관 람 자
: 박민정 

 

할머니의 하루는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. 느릿느릿 화분을 돌보고 강아지 밥을 주고 유치원에서 돌아온 손녀딸을 챙긴다. 느리지만 부지런하고, 부지런하지만 부산스럽지 않다. 그저 모든 과정이 물 흐르듯 평온하고 자연스럽다.

할머니의 앙증맞은 손녀는 마음의 상처가 있는 모양이다. 할머니는 자주 손녀의 등을 토닥인다. 어렸을 적 엄마의 약손에 뱃병이 낫듯, 할머니가 밴드를 붙여주시는 손길에 손녀도 마음의 상처를 이겨낸다. 결국 씩씩한 어른으로 성장한 손녀의 모습이 대견스러웠다.

극 내내 연주자가 함께 무대에 오른 점도 신기했다. 소규모 공연의 배경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하는 것은 처음 보았는데 기타와 바이올린 소리가 따뜻한 극의 분위기와 잘 어울렸다. 기타 상판을 두드려서 화분에 물 주는 소리를 흉내내는 등 중간중간 여러 가지 효과음을 듣는 재미도 있었다.

다만 할머니가 밴드를 붙이며 들려주는 이야기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아쉬웠다. 대사가 없는 극인데 이야기에 상징이 많다보니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. 어린이들의 수준에 맞추어 이야기를 쉽게 풀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.

어릴 적 나를 쓰다듬던 포근한 손길. 삶을 견뎌낼 힘은 그런 곳에서 나오는 것일지도 모른다. 할머니의 호호밴드는 삶의 고비마다 손녀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다. 스스로를 쓰다듬는 날도 견딜 수 있도록.